대학강의 - 홀로 행하다
칠현금
2019-08-15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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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5. 홀로 행하다
<易・大壯>에서 말했다 : 우레가 하늘에 있는 것이 대장大壯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예가 아니면 실천하지 않는다.(象曰, 雷在天上, 大壯, 君子以, 非禮弗履.)
정자가 말했다 : 우레가 하늘에서 진동하여, 크고 장성하다. 군자는 크게 장한 상을 보고 그 장함을 실천하니, 군자가 크게 장함은 자신을 이겨서 예로 돌아가는 것 만한 것보다 더한 것이 없다. 끓는 물과 불에 달려들고 시퍼런 칼날을 밟는 것은 용맹한 자의 용기로도 가능하지만, 자신을 이겨서 예로 돌아감에 있어서는 군자의 크고 장함이 아니고서는 할 수가 없다.(雷震於天上, 大而壯也. 君子觀大壯之象, 以行其壯, 君子之大壯者, 莫若克己復禮. 赴湯火, 蹈白刃, 武夫之勇可能也, 至於克己復禮, 則非君子之大壯, 不可能也.)
<易・晉>에서 말했다 : 나아가는 것도 너이고 꺾이는 것도 너인 것은 홀로 바름을 행하기 때문이다.(「初六・小象」 : 晉如摧如, 獨行正也.)
군자가 나아가는 때의 처음을 만나서는 오직 홀로 정도를 행하기 때문에 나아가고 꺾이는 것은 자신의 뜻에 달려 있다. 비천한 곳에 거처하여 홀로 나아가기 때문에 얽매인 바가 없어서 스스로를 삼가는 것에 바름을 행함이 달려 있고, 달리 다른 사람으로부터 구할 데가 없다. <대학>에서 말한 ‘신독(愼獨)’이 이것이니, 증자(曾子)가 “열 사람의 눈이 바라보고, 열 사람의 손가락이 가리키니, 그 엄격함이여. 부유함은 집을 윤택하게 하고, 덕은 몸을 윤택하게 하니, 마음을 넓히고 자신을 크게 한다, 따라서 군자는 반드시 그 뜻을 성실하게 하는 것이다.”(十目所視, 十手所指, 其嚴乎. 富潤屋, 德潤身, 心廣體胖, 故君子必誠其意.)라고 한 것이 이것이다.
이상은 크게 장성한 자가 나아감의 도이니, 장성하지 않은 자가 나아감은 그 몸을 상하고 세상을 어지럽게 할 뿐이다. 소인이 득세하여 자신의 영달을 위하여 남을 해치고 급기야는 나라를 망치기에 이른 것이 모두 이 도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대학>을 공부해야 하는 까닭이 된다.
서산진씨西山眞氏가 말했다 : 임금 된 자가 <대학>을 알지 못해서는 안 되며, 신하 된 자가 <대학>을 알지 못해서는 안 되니, 임금이 되어 <대학>을 알지 못하면 다스림을 내는 근원을 맑게 할 수 없고, 신하가 되어 <대학>을 알지 못하면 임금을 바로잡는 법을 다할 수 없기 때문이다.(爲人君者, 不可以不知大學, 爲人臣者, 不可以不知大學, 爲人君而不知大學, 無以淸出治之源, 爲人臣而不知大學, 無以盡正君之法.) 또 옛 제왕의 다스림에 있어서 자신을 근본으로 하지 않고 온 세상을 통달한 적이 있지 않음을 살펴보고 난 뒤에는 이 책에서 진술한 것이 진실로 모든 성인聖人이 마음으로 전한 절실한 법도이며 공자孔子의 사사로운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旣又考觀在昔帝王之治, 未有不本之身而達之天下者, 然後知此書所陳, 實百聖傳心之要典而非孔氏之私言也)
또 말했다 : <대학大學>이라는 책은 천하에 임금 된 자의 율령律令이며 격례格例이니, 이를 근본으로 하면 반드시 다스려질 것이고, 이를 거스르면 반드시 어지럽게 될 것이다.(大學一書, 君天下者之律令格例也. 本之則必治, 違之則必亂.) 치세를 염원하는 임금이 만일 이 책을 취하여 완미하여 실마리를 찾는다면 모든 제왕이 치세를 하였던 단서와 학문을 하였던 근본이 가슴 속에서 막힘없이 트여 환해질 것이다.(願治之君, 儻取其書, 玩而繹之, 則凡帝王爲治之序, 爲學之本, 洞然於胸次矣.)
이상은 「진서산독서기을집상대학연의서(眞西山讀書記乙集上大學衍義序)」의 말이다. <대학>이 율령인 것은 상고 성인으로부터 전해 내려온 강령이 있기 때문이니, 강령을 체득하는 자는 천명의 소재를 알게 된다. 천명의 소재를 아는데, 어찌 그 명을 거스르겠는가? 격례가 됨은 조목이 있기 때문이니, 이를 거울로 삼아 자신을 닦고 나아가 위정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말했다 : 堯․舜․禹․湯․文․武의 학문은 이에 순수한 것이며, 상商나라 고종高宗과 주周나라 성왕成王의 학문은 이에 가까운 것이다. 한漢・당唐의 어진 임금들의 학문이라는 것은 여기에서 어긋남이 없을 수 없었는데, 한漢 원제元帝 이하 몇몇 임금의 학문은 기예技藝로 하기도 하고 문장文章으로 하기도 하였으니, 여기에서 크게 어긋난 것이다. 상하 수천 년 동안의 치란治亂과 존망存亡이 모두 여기에서 나왔으니, 이 때문에 <대학>을 천하에 임금 된 이들의 율령律令이며 격례格例라고 단정한 것이다.(堯舜禹湯文武之學, 純乎此者也. 商高宗․周成王之學, 庶幾乎此者也. 漢唐賢君之所謂學, 已不能無悖乎此矣, 而漢孝元以下數君之學, 或以技藝․或以文辭則甚繆乎此者也上下數千載間, 治亂存亡, 皆繇是出, 故斷然以爲君天下之律令格例也.)
이상은 서산진씨가 역대의 성왕聖王이 학문을 하였던 근본을 논한 것이다.
또 말했다 : 비록 그렇지만 임금의 학문은 반드시 그 절실함을 안 뒤에야 힘을 쓰게 되는 터전을 갖출 수 있으니, 대체로 도道를 분명히 밝히고 인재를 구별하며 치국의 요체를 살피고 백성의 실정을 살피는 것은 임금이 사물에 나아가 앎에 이르는 데에 긴요한 것이다. 공경함과 두려워함을 존숭하고 안일과 욕심을 경계하는 것은 뜻을 성실하게 하고 마음을 바르게 하는 요체이며, 말과 행동을 삼가고 위엄과 용모를 바르게 함은 몸을 닦는 요긴함이며, 배필配匹을 중히 여기고 궁궐의 내전宮闈과 환관에 대한 단속을 엄하게 하며 나라의 근본을 정하고 외척을 교화하는 것은 집안을 가지런히 함에 긴요한 것이다. 이 네 가지의 도가 얻어지면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안하게 하는 방법은 그 안에 있게 된다.(雖然人君之學, 必知其要然後, 有以爲用力之地, 蓋明道術․辨人材審治體察民情者, 人君格物致知之要也. 崇敬畏․戒逸欲者, 誠意正心之要也. 謹言行․正威儀者는 修身之要也, 重妃匹嚴內治定國本敎戚屬者, 齊家之要也. 四者之道得, 則治國平天下在其中矣.)
이상은 서산진씨가 <대학>에 이러한 조목이 있음을 말한 것이다.
상고의 성인은 아득하여 상고할 수 없으나 그 말이 남아 있고 이를 체득한 성현의 말이 또한 전하기 때문에 성현을 거울삼아 성인에 나아갈 수 있으니, 마음의 절실함에 성현이 함께하면 그 성현이 성인의 마음을 보여줄 것이다. 하나의 문장을 여러 사람이 보지만 보는 자는 보고 못 보는 보지 못하여 알고 모르는 구분이 서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들의 마음이 얽매여서 막혀 있기 때문이다. 비워서 트인 자가 아니면 비록 말과 글의 심오함을 다 하여도 알지 못하니, 막힌 자에게는 소인배의 사사로움이 잠깐 사이에 응하여 간악함이 그 기질을 점유하여 선과 악을 구별하지 못하여 남을 해치다가 결국 자신도 망치게 된다. 한 마음에 성현이 깃들면 성현이 미루어 나아가 밝히고자 했던 성인의 마음을 얻을 것이니, 신을 통한다는 말이 바로 이것이고, 친절지신(親切之神)이 알게 한다는 것이 또한 이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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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1
칠현금님의 댓글
大壯은 크게 바른 것이 장성하게 된 것이고.
晉은 밝은 덕으로써 나아감이기 때문에
크게 바른 자가 밝은 덕을 갖추고 나아가는 도가 대학임을 말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