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강의 - 이윤이 말한 시작과 마침
본문
9. 이윤이 말한 시작과 마침
≪상서尙書이훈伊訓≫에 말했다 : 이제 왕께서 탕임금의 덕을 잇고자 한다면 모두 즉위한 처음에 달려 있으니, 사랑을 세움에 어버이로부터 하고, 공경을 세움에 어른으로부터 하여 집안과 나라에서 시작하여 사해四海에서 마쳐야 한다.(今王嗣厥德, 㒺不在初, 立愛惟親, 立敬惟長, 始于家邦, 終于四海.)
≪이훈伊訓≫은 「상서(商書)」의 편명으로 이윤(伊尹)이 탕임금의 손자인 태갑(太甲)이 즉위하자 이를 지어 훈계한 말이다. 이윤은 탕임금의 신하로 또한 성인이다.(伊尹湯之聖相)
서산진씨(西山眞氏)가 말했다 : 이것은 바로 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의 순서이다. 성탕(成湯)이 대체로 이를 몸소 실천했기 때문에 이윤(伊尹)이 이를 들어 태갑(太甲)을 훈계한 것이다. 성탕의 덕을 계승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왕위를 계승한 처음에 달렸으니, 처음에 삼가지 않고서 마침을 잘하는 자는 없기 때문이다. 덕(德)이란 무엇인가? 바로 어버이를 사랑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것이 이것이다. 임금은 온 세상에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어야 마땅하지만 사랑을 세움은 어버이를 사랑함에서 시작해야 하고, 공경하지 않는 사람이 없어야 마땅하지만 공경을 세움은 어른을 공경함에서 시작해야 하니, 이 두 가지는 사랑과 공경의 근본이다. 근본이 이미 섰다면 집안에서부터 나라와 온 세상에 이르기까지 모두 내가 사랑하고 공경하는 가운데에 달려 있는 것이다. 만약 그러한 근본이 없이 어긋나게 베푼다면 그 사랑은 ‘어그러진 덕(悖德)’이 되고 그 공경은 ‘어그러진 예(悖禮)’가 되니, 어찌 선왕(先王)이 치세를 하였던 도라 하겠는가?(此即齊家治國平天下之序也. 成湯蓋躬行之, 故伊尹擧之以訓太甲也. 欲繼成湯之德, 當在嗣位之初, 初焉不謹, 未有能終者也. 德惟何? 愛親敬長是也. 人君之于天下當無所不愛, 而立愛則自親始, 當無所不敬, 而立敬則自長始, 二者, 愛敬之本也. 本旣立則自家而國以及于天下, 無不在吾愛敬中者. 茍無其本而逆施焉, 則其愛爲悖德, 其敬爲悖禮, 豈先王出治之道哉.)
처음을 삼간다는 것은 자신의 근본을 바로 세움이다. 어버이를 사랑하고 어른을 공경함은 드러난 행실에서 잘 볼 수 있는 것을 사례로 들어서 말한 것이다. 어버이를 사랑하듯이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어른을 공경하듯이 모든 사람을 공경할 수 있다면, 저절로 자신의 근본에 인(仁)과 경(敬)이 이미 섰다는 의미가 된다. 인(仁)과 경(敬)은 성실함(誠)일 뿐이니, 자신에게 진실한 자는 집안을 가지런히 함과 나라를 다스림에 법도가 저절로 서게 되어 사람들이 거짓됨이 없고 서로 화목하게 된다.
주무숙(周茂叔)이 말했다 : 천하를 다스리는 데에 근본이 있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말한 것이요, 천하를 다스리는 데에 법도가 있다는 것은 집안을 말한 것이다. 근본은 반드시 단정해야 하니, 근본을 단정하게 함은 마음을 성실하게 함일 뿐이다. 법도는 반드시 선해야 하니, 법도를 선하게 함은 가족을 화목하게 함일 따름이다.(≪通書≫ : 治天下有本, 身之謂也. 治天下有則, 家之謂也. 本必端, 端本, 誠心而已矣. 則必善, 善則, 和親而已矣.)
≪상서(商書)≫에 “이윤이 몸소 탕임금과 더불어 일덕(一德)을 함께 소유하여 능히 천심(天心)을 잘 받들어 하늘의 밝은 명령(明命)을 받아서 구주(九州)의 무리를 소유하여 이에 하나라의 정삭(正朔)을 바꿨다.”(惟尹, 躬曁湯, 咸有一德, 克享天心, 受天明命, 以有九有之師, 爰革夏正)고 했고, 「윤고(尹誥)」에 “이윤이 탕임금과 동심동덕(同心同德)으로 서읍(西邑)의 하나라를 멸망시켰다.”(「淸華簡」 : 惟尹旣及湯咸有一德, 尹念天之敗西邑夏)고 했으며, 또 <시경(詩經)・상송(商頌)>에 “상나라의 도읍이 정연하니 천하의 본보기가 되었다.”(「殷武」 : 商邑翼翼, 四方之極)고 했으니, 이윤이 태갑에게 훈계한 말은 곧 탕임금을 대신하여 말한 것이요, 나아가 하늘의 밝은 명령을 전한 것이다. 진실로 그 경계함이 크다.
정자가 말했다 : 천지는 두 기가 사귀어 느껴서 만물을 화생하고, 성인은 지극히 성실하여 억조의 마음을 감동시켜서 천하가 화평해지니, 천하 사람들의 마음이 화평해지는 까닭은 성인으로 말미암아 감동한 것이다. 천지가 교감하여 만물을 화생하는 이치와 성인이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켜 화평함을 이루는 도를 살펴보면 천지 만물의 정을 알 수 있으니, 느껴서 통하는 이치는 도를 아는 자가 묵묵히 살펴야 알 수 있다.(天地二氣交感而化生萬物, 聖人至誠以感億兆之心, 而天下和平, 天下之心所以和平, 由聖人感之也. 觀天地交感化生萬物之理, 與聖人感人心致和平之道, 則天地萬物之情, 可見矣, 感通之理, 知道者, 默而觀之, 可也)
장재(張載)가 말했다 : 천지의 뜻을 통할 수 있는 사람은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다. 성인은 사람들과 함께 하여 자기를 잊기 때문에 천하를 화평하게 하니, 인심을 감동시키는 것보다 더 성대한 것이 없다.( 能通天下之志者為能感人心. 聖人同乎人而无我, 故和平天下, 莫盛於感人心)
백운곽씨(白雲郭氏)가 말했다 : 옛 사람들은 온 세상에 밝은 덕을 밝히는 일을 하지 않은 적이 없었으니, 임금이 되고 신하가 됨도 또한 어찌 두 가지로 다른 덕이 있겠는가? 이 때문에 이윤이 ‘함유일덕(咸有一德)’을 말했고 무왕이 ‘동심동덕(同心同德)’을 말한 것이다.(古之人莫不務明明德於天下, 爲君爲臣, 亦豈有二德哉. 是以伊尹言咸有一德, 武王言同心同德) ..
성재양씨(誠齋楊氏)가 말했다 : 해가 가려지면 밝은 것이 가리게 되고, 마음이 가려지면 밝은 것이 구별되지 못한다. 스스로 밝은 덕을 밝히면 누가 마음을 가리겠는가? 우임금은 맛있는 술을 싫어하고, 탕임금은 음악과 여색을 가까이 하지 않으며 재화와 이익을 늘리지 않았으니, 그 가리는 것을 버리고 스스로를 밝힌 것이다.(日有揜, 則明者曀, 心有掩, 則明者盲. 自昭明德, 則孰掩夫心? 禹之惡旨酒, 湯之不邇聲色、 不殖貨利, 徹其掩以自昭也. 自昭者,)
자신에게 거짓된 자는 그 거짓됨을 참되다고 믿기 때문에 참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하여 우매함에 빠진다. 사람이 거짓되게 지어내어 꾸미면 어찌 이를 알겠는가? 자신에게 진실한 자가 그 성실함을 지극히 하면 천지의 뜻을 통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참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다.
댓글목록3
칠현금님의 댓글
그런 그댈 위해서 나의 심장 쯤이야 얼마든 아파도 좋은데
나 태어나 처음 가슴 떨리는 이런 사랑 또 없을테죠
그런 그댈 위해서 아픈 눈물 쯤이야 얼마든 참을수 있는데~~~~~~
칠현금님의 댓글
친밀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고
어른을 높이는 행실로 어진 자에게 공경하라는 것이니.
사랑하면 넓어지고, 공경하면 높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로므로 그 덕이 사해에 두루 미쳐서 천하를 다스릴 수 있으니.
이윤이 말한 치천하의 도가 이와 같은 것이다.
달리 더할 말이 어찌 있겠는가?
칠현금님의 댓글
비온 뒤에 잡초가 무성해지듯이 잡화전을 이룰 것이나,
대체로 큰 줄기에 해당하는 해원의 과정은 거의 마무리 되고,
역사의 뒷 전에서 간악함을 보였던 간신과 환신의 해원이
남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들이 해원해야 일이 이루어지겠으나,
그들이 지난 교단시대처럼 크게 맹위를 떨치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들이 얼마나 간사한지는
성현과 성인을 거울삼아 비추어보면 저절로 드러날 것이니
판안 문서 돌려맞추기도 한계에 부닥치고
결국 언젠가는 그 돌아갈 곳이 대학 뿐임을 알것입니다.
하우-성탕-문왕의 삼왕에는 견줄 필요도 없고
춘추 5패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교단시대의 본 모습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음을 알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