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강의 - 대학이란?
칠현금
2019-08-1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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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3.대학이란 무엇인가?
주자가 말했다 : <대학>이라는 책은 옛날 대학에서 사람들을 가르치는 법이었다. 하늘이 백성을 내린 이래로 이미 인의예지의 본성을 주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그 기질에 내려 준 것이 혹 같을 수는 없었으니, 이 때문에 모두가 그 본성에 갖추어진 것을 알아서 온전히 함이 있을 수 없었다. 한 사람이라도 총명예지聰明睿智함이 있어서 그 본성을 다할 수 있는 사람이 그 틈에서 나온다면 하늘이 반드시 그에게 명하여 억조창생의 임금과 스승으로 삼아서 그로 하여금 다스리고 가르치게 하여 그 본성을 회복하게 했다. 이것이 복희・신농・황제・요・순이 하늘을 이어서 법도를 세운 까닭이고, 사도司徒의 직과 전악典樂의 관을 만들어 베푼 까닭인 것이다.(<大學章句序>: 大學之書, 古之大學所以敎人之法也. 盖自天降生民, 則莫不與之以仁義禮智之性矣. 然其氣質之禀或不能齊, 是以不能皆有以知其性之所有而全之也. 一有聪明睿智能盡其性者出于其閑, 則天必命之以爲億兆之君師, 使之治而敎之, 以復其性. 此伏羲神農 黃帝̖堯̖舜, 所以繼天立極, 而司徒之職̖, 典樂之官所由設也.)
이것은 도학(道學)의 법이 전함을 잃지 않은 까닭을 말한 것이니, 복희・신농・황제・요・순이 비록 시대가 달라도 총명예지를 갖추어 그 본성을 다함과 같이하면 대학에서 가르친 도가 끊어지지 않을 것임을 말한 것이다. 대학의 도는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한 사람의 본성에 있을 뿐이니, 그 본성은 천리의 지극함이다. 천리의 지극함은 무엇인가? 역(易)이다. <상서 (尙書)>에 “따라야 할 바를 따르면 길하며, 거스르는 것을 따르면 흉하니, 오직 형상은 그림자가 따르고 소리는 메아리가 따르는 것이다”(「虞書)․大禹謨」 : 惠廸吉從逆凶惟影響)라고 함도 또한 이를 말한 것이다.
정자가 말했다 : 역(易)이 변하여 바뀌는 것(變易)임은 때를 따라 변하고 바뀌는 것으로 도(道)를 따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글이 된 것이 높고 크게 다 갖추어서 성(性)과 명(命)의 다스림을 순리대로 하게하고, 그윽함과 밝음의 원인을 통달하게 하고, 사물에서 느끼는 뜻을 다하게 하여 물건을 열고 맡은 일을 이루는 도(道)를 보이니, 성인(聖人)께서 후세 사람들을 근심하심이 지극하다고 이를만하다.(易變易也 隨時變易以從道也. 其爲書也 廣大悉備 將以順性命之理 通幽明之故 盡事物之情而示開物成務之道也. 聖人之憂患後世可謂至矣.)
성재양씨(誠齋楊氏)가 말했다 : 역이란 성인이 변하는 이치를 통하여 밝힌 글이다. 그것으로 사물의 이치를 궁구하고 타고난 본성을 다해 천리(天理)에 이르고, 그것으로 마음을 바르게 하여 자신의 인격을 수양하고, 그것으로 집안을 가지런히 하여 나라를 다스리게 되고, 그것으로 처신을 드러내고, 그것으로 분수를 지켜 궁리하고, 그것으로 거처에서 일정하게 할 수 있고, 그것으로 일을 당하여 변할 수 있고, 그것으로 천지에 참여하고 귀신과 합하기 때문이다. 만사는 변하여 다가오게 되므로 변하여 통하는 도를 먼저 세워야 한다. 변하는 것이 저기에 있다가 여기에도 있게 되니, 그 도를 얻은 사람은 어리석음이 명철해지고, 사특함이 깨끗해지고, 재앙에서 복을 얻고, 위태로움에서 편안해지고, 어려움에서 다스릴 수 있게 되어 성현의 길에 온 몸을 다하여 세상을 크게 평화롭게 하는 것이니, 마치 손바닥을 뒤집듯이 일이 쉬워진다.(易者聖人通變之書也. 其窮理盡性, 其正心修身, 其齊家治國, 其處顯其傃窮其居常其遭變其參天地合鬼神. 萬事之變方來, 而變通之道先立. 變在彼, 變在此, 得其道者蚩可哲, 慝可淑, 眚可福, 危可安, 亂可治, 致身聖賢而躋世泰和, 猶反手也.)
절재채씨(節齋蔡氏)가 말했다 : 역(易)에 태극이 있음은 역(易)은 생각함도 없고 행함도 없다는 것으로 낮과 밤의 도를 통하면 역(易)의 근본(本)을 알게 되는 것이다. 하늘과 땅이 자리를 설정하여 역이 그 가운데를 행함은 역(易)의 쓰임(用)이다. 하늘에 있게 됨을 역이라 말하고, 사람에 있게 되어서는 성(性)이라 말하니, 성(性)과 역(易)은 두 가지 이치(理)가 아닌 것이다. 사람이 능히 역의 근본을 알고 또 역의 쓰임을 알게 되면 능히 그 본성의 올바름을 따를 수 있어서 온갖 일이 절도에 맞지 않는 것이 없게 된다.(易有太極易无思也无爲也, 通乎晝夜之道而知易之本也. 天地設位而易行乎其中, 易之用也. 在天謂之易, 在人則謂之性, 性與易非二理也. 人能知易之本又知易之用, 則能順其性之正, 而萬事靡不中節矣.)
이상은 대학의 가르침이 바로 역의 도임을 말한 것이다. 역은 성인이 지은 것이고, 대학은 성인이 역의 도를 따라 가르친 것이다. 그러므로 서산진씨西山眞氏는 “이 책은 성학聖學의 연원淵源이고, 세상을 다스리는 도의 근본이다.”(其爲聖學之淵源, 治道之根柢也.)라고 했다.
<易・明夷>에서 말했다 : 처음에는 하늘에 오르고, 뒤에는 땅으로 들어간다.(上六, 初登于天, 後入于地.)
자신이 스스로 높다고 자임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가리고 상하게 하면 그 덕을 잃어서 비록 사방을 다스리더라도 결국 자신이 상하여 묻힌다. 이는 문왕의 덕이 밝게 드러나면 천하가 태평하고 그 덕이 숨으면 천하가 어두움을 말한 것이니, 걸이 남소(南巢)로 쫓겨나고, 주가 녹대(鹿臺)에서 불타 죽은 것이 이와 같다.
정자가 말했다 : 밝음이 지극히 높은 곳에 있음은 본래는 멀리 비추는 것이 마땅한데, 밝음이 이미 상하였기 때문에 밝지 못하고 도리어 어두운 것이다. 본래 높은 곳에 거처하면 밝음이 멀리까지 미치는 것이 당연하니, 처음에는 하늘에 오르는 것이다. 그 밝음을 상하게 되어 어두우면 뒤에는 땅에 들어가는 것이다.(明在至高, 本當遠照, 明旣夷傷, 故不明而反昏晦也. 本居於高, 明當及遠, 初登于天也, 乃夷傷其明而昏暗, 後入于地也.)
주자가 말했다 : 처음에는 높은 지위에 있어서 남의 밝음을 상하게 하고, 끝내는 반드시 자신을 상하게 하여 그 명(命)을 떨어뜨리기에 이른다.(始則處高位, 以傷人之明, 終必至於自傷而墜厥命.)
운봉호씨(雲峰胡氏)가 말했다:법칙이란 넘어서는 안 되는 이치이니, 법칙을 잃는다면 이 때문에 주(紂)가 되고, 법칙을 따른다면 이 때문에 문왕이 된다.(則者, 不可踰之理, 失則, 所以爲紂, 順則, 所以爲文王.)
이상은 법도를 잃지 않아야 함을 말한 것이다. 비록 천하를 다 주어도 법도를 잃으면 누가 빼앗지 않아도 스스로 잃어버린다. 그러므로 맹자가 “여덟 자(尺)를 구부려 한 자(尺)를 곧게 펴는 것이 이익이 된다면 또한 하겠는가?”(枉尋直尺而利, 亦可爲與)라고 하였으니, 사람이 사람으로서의 의로운 법도를 잃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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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5
칠현금님의 댓글
크고도 높으신 상제께서 대학과 주역을 알아두라고 하시었으니,
그 까닭을 아는 자가 일찍이 없었고, 또한 이를 가르치는 자도 없었으니,
마땅히 이를 알 수 있는 글이 또한 전하여도 알 수 없었던 바
여기에 이를 소략하여 둔다.
성인의 성인됨의 공부를 하지 않은 자가
성인의 성인됨인 가르침을 어찌 베풀 수 있었겠는가?
진실로 이를 아는 자가 나와야 하니,
체득하여 그 본성을 밝히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칠현금님의 댓글
이들이 모두 성스러운 다스림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성인의 도를 체득한 때문이었고,
또한 성인이 이들을 따라 함께 참여하였기 때문이니,
성인이라도 홀로 천하를 다스리지 못하는데,
어찌 한사람이 오기만을 기다릴 것인가?
온다면 그를 누가 알겟는가? 어찌 알겠는가?
성인되는 공부를 한 자만이 알지 않겠는가?
一戊님의 댓글의 댓글
좋은글님의 댓글
자주 올려 주시길
칠현금님의 댓글
대학을 위주로 하여 상서와 시경을 격언으로 삼아서
성현이 이치에서 나아가 체득한 말을 가려 뽑은 것으로
역대의 성인이 말한 성학의 도를 논한 것이어서
쉬우면서도 오묘하고, 어려우면서도 평이하니,
사람마다 타고난 기질의 본성이 달라도
숙독하여 읽는 사이에 저절로 통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쉽게 읽으면서 환하게 밝아지는 사람은 본래 품성이 순후한 것이고,
일반 사람이라도 음미하는 사이에 홀연히 트이는 데가 저절로 있게 됩니다.
이를 지각함이 있게 되면 저절로 그 도가 밝아지니,
그 묘리를 저절로 터득함에 이 공부의 절실함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