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을주와 무극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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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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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태을주에 대한 소개
태을주는 증산 강일순 선생을 신앙대상으로 모시는 종교단체에서 교인들이 독송하는 대표적인 주문이다.
증산 선생을 수운 최재우 선생에게 강화의 가르침을 내린 상제라고 믿는 증산 종단에서 태을주 독송은 필수불가결한 수행
방법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초기의 증산종단은 태을교 또는 훔치교라고 불렸는데, 이 두 이름은 모두 태을주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즉 태을주의
"훔치 훔치 태을천상원군 훔리치야도래 훔리함리 사바하" 에서 도입부인 "훔치"를 따서 일반인들이 부른 이름이 훔치교이
고, 증산 선생이 가르친 주문의 이름인 태을주를 아는 사람들이 부른 이름이 태을교라 하겠다. 결국 두 이름은 태을주를 읽
는 종교단체라는 뜻에서 같은 이름이다.
지금의 증산종단은 수없이 많은 종교단체로 나뉘어 있는데, 널리 알려진 것들이 보천교, 태극도, 증산교, 대순진리회, 증산
도 등이고, 그 외에 오십여 개의 크고 작은 교파가 있다고 한다.
증산 선생을 교조로 삼는 그 많은 종교단체들을 통칭하여 부르는 이름으로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이름이 태을교이다.
태을주가 신앙의 핵심에 해당하는 것이 그 첫째 이유이고, 출범 초기의 이름이 태을교였다는 것이 그 둘째 이유이며, "세
상사람들이 나의 도문하에 '태을도인들이 나왔다'고 말들을 하면, 태평천하한 세상이 되리라." 고 가르친 것이 세번 째 이유
이다.
태을교의 중요한 경전으로는 증산 선생의 유일한 친필 저작으로 알려진 현무경과, 선생의 행적을 기록한 이상호 선생의 대
순전경, 이중성 선생의 천지개벽경이 대표적이며, 그 외에도 중화경, 동곡비서를 비롯한 많은 책들이 있다.
태을주는 이와 같은 태을교의 경전 들 중 대순전경과 천지개벽경에 공통적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그 내용을 먼저 살펴보
자.
<대순전경>
<7장 교범 8절> 하루는 종도들에게 물어 가라사대 최수운의 시천주는 포교 오십년 공부가 들어 있고 김경흔(충청도 비
인 사람)은 오십년 공부로 태을주를 얻었나니 같은 오십년 공부에 어느 주문을 취함이 옳으냐 광찬이 대하여 가로대 선생의
처분대로 하사이다 가라사대 시천주는 이미 행세 되었으니 태을주를 쓰라 하시고 읽어주시니 이러하니라
훔치훔치 태을천상원군 훔리치야도래 훔리함리 사바하
口牛口多口牛口多 太乙天上元君 口牛弼口多耶都來 口牛弼喊弼 娑婆言可
< 7장 교범 9 절> 전주에서 김석을 입교(入敎)시킬 때 광찬과 형렬을 좌우에 세우시고 청수를 그 앞에 놓고 두 사람으로 하여금
태을주를 중이 염불 하듯이 스물한번을 읽게 하신 뒤에 석으로 하여금 읽게 하시니라
<7장 교범 11절> 태인 숫구지 전쾌문이 공우에게 와서 말하여 가로대 시천주를 읽었더니 하루는 한 노인이 와서 아뢰니 천사 글
한 장을 써서 쾌문에게 주신지라 쾌문이 집에 돌아와서 펴보니 곧 태을주라 이에 하룻 저녁을 읽으니 온 마을 남녀노소가 다 따라 읽
는 지라 이튿날 쾌문이 와서 사실을 아뢰니 가라사대 숫구지는 곧 수(數) 꾸지라 장래(將來) 일을 수놓아 보았노라 아직 시기가 이르
니 그 기운을 걷으리라 하시고 약방벽에 「기동북이고수(氣東北而固數) 이서남이교통(理西南而交通)」이라 쓰시고 문 밖 반석 위에
물형(物形)을 그리고 점을 치신 뒤에 종이에 태을주와 김경흔을 써서 붙이시고 일어나서 절하시며 가라사대 내가 김경흔에게서 받았
노라 하시고 칼 한 개와 붓한 자루와 먹 한 개와 부채 한 개를 반석 위에 벌려 놓으시고 종도들로 하여금 뜻 가는대로 들라하시니 찬
명은 칼을 들고 혈렬은 부채를 들고 자현은 먹을 들고 한공숙은 붓을 드는지라 이에 종들을 약방 에 구석에 갈라 앉히시고 천사 방 한
가운데 서서 「이칠륙 구오일 사삼팔」을 한번 외우신 뒤에 종도 세 사람으로 하여금 종이를 지화(紙貨)와 같이 끊어서 벼룻 집 속에
채워 넣은 뒤에 한 사람으로 하여금 한 조각을 집어내어 등우(鄧禹)를 부르고 다른 한 사람에게 전하며 그 종이조각을 받은 사람도 또
등우를 부르고 다른 한 사람에게 전하며 다른 사람도 그와 같이 받은 뒤에 청국(淸國) 지면(知面)이라 읽고 다시 전과 같이 햐여 마성
(馬成)을 부른 뒤에 일본지면이라 읽고 또 그와 같이 하여 오한(吳漢)을 부른 뒤에 조선지면이라 읽어서 이십팔장(二十八將)과 이십
사장(二十四將)을 다 맡기기까지 종이조각을 집으니 그 종이조각 수효가 맞는지라 쾌문이 집에 돌아갔다가 수일 후에 다시 와서 그
뒤로는 마을에서 태을주를 읽지 아니한다고 아뢰니라 태을주를 쓰라고 말씀 하시기는 화천(化天)하실 무렵이었는데 태을주를 문 위
에 붙이면 신병(神兵)이 지나다가 도가(道家)라 하여 침범하지 아니하고 물러 가리라 하시니라
<7장 교범 12절>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태을주와 운장주를 내가 시험하였노니 너희들은 많이 읽으라 일찍 김병욱의
화는 태을주로 풀었고 장효순의 난은 운장주로 끌렀노라 태을주는 역률(逆律)을 범하였을지라도 옥문(獄門)이 스스로 열리고 운장주
는 살인죄에 걸렸을지라도 옥문이 스스로 열리느니라 하시니라
<4장 천지공사 73절> 약장은 아래에 큰 칸을 두고 그 위에 빼닫이 세칸이 가로있고 또 그위에 내려 셋 가로 다섯 합하여 열다섯
빼닫이칸이 있는데 한가운데 칸에 「단주수명(丹朱受命)」이라 쓰시고 그 속에 목단피(牧丹皮)를 넣고 또 「열풍뇌우불미(烈風雷雨
不迷)」라 쓰시고 또 태을주(太乙呪)를 쓰셨으며 그 윗칸에는 천화분(天花粉) 아랫칸에는 금은화를 각각 넣고 양지(洋紙)를 오려서
칠성경(七星經)을 외줄로 내려쓰신 뒤에 그 끝에 「우보상최등양명(禹步相催登陽明)」이라 가로 써서 약장 위로부터 뒤로 넘겨서 내
려붙였으며 궤 안에는 「팔문둔갑(八門遁甲)」이라 쓰시고 그 글자를 눌러서 「설문(舌門)」 두 자를 불 지짐 하신 뒤에 그 주위에
스물넉점을 붉은 물로 돌려 찍으시니라 전주로부터 약재를 가져올 때에 마침 비가 오거늘 가라사대 이는 약탕수(藥湯水)니라 하시니
라
<6판 p358>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오는 잠 적게 자고 태을주(太乙呪)를 많이 읽으라. (태을 천상원군은) 하늘 으뜸가
는 임금이니, 오만 년 동안 동리동리 각 학교에서 외우리라."
<천지개벽경 5편 1장>
가르침을 내리시니, 태을주라.태을주(太乙呪)훔치훔치 태을천상원군 훔리치야도래 훔리함리사바하( 太乙天上元君 耶都來 喊 娑婆訶) 말씀하시기를, 병이 오면 천하의 사람들이 모두 이 주문을 외어 목숨을 구하느니라. 때가 오면 천하 방방곡곡에서 이 주문 읽는 소리
가 들리리라.이 주문에는 천하의 능력이 있나니, 때가 오면 잘못하여 살인죄를 입었더라도 한 번 읽으면 풀리리라. 이 주문은 적어도 삼십만 번은 읽으라. 이 주문을 읽고 또 읽어서 입 안에 차 넘치도록 하라.
<용화전경 P96> 하루는 증산상제님께서 공사를 행하실 새, 세로로 태을주를 길게 써놓으시고 종도들에게 이르시기를 "이 형
상이 무엇과 같으냐?" 하시니, 깁갑칠이가 "밥먹는 숟가락과 같습니다." 라고 아뢰니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동서양을 밥비비
듯이 할 터이니 너희들은 이 숟가락으로 많이 먹으라." 하시니라. 또 이어서 말씀하시기를 "이 모양이 숟가락같으니 녹표니라. 이 녹
표를 붙이면 악병신장이 도가임을 알고 들어오지 않느니라." 또 말씀하시기를 "훔치 훔치는 천지부모를 부르는 소리니라. 송아지가
어미를 부르듯이 곧 우리가 한알님을 부르는 소리니라."
이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태을주는 "훔치훔치 태을천상원군 훔리치야도래 훔리함리 사바하"라는 스물 세자로 된 주문이다.
둘쩨 태을주는 김경흔이라는 수도인이 오십년 공부를 통해 계시받은 주문으로 증산 선생의 평가에 따르면 "하늘 으뜸가는
임금" 이다.
세째 태을주는 천지개벽시에 사람을 살릴 주문이며, 개벽 후 후천에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읽을 주문이다.
2. 태을주와 무극대도
무극대도는 수운 선생에 의해 세상에 드러난 인간완성의 큰 진리이다. 수운 선생은 스스로가 계시받은 진리를 천도(天道)
라고 선언하였으되, 용담유사에서 "만고없는 무극대도 여몽여각 득도로다"라고 노래하였으니, 무극대도를 드러낸 첫 사람
은 수운 선생이 틀림없다.
수운 선생에 의해 드러난 무극대도는 증산 선생에 의해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난다.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는 두 사람 자신
의 말씀이다.
<용담유사 몽중노소문답가>
하원갑 지내거든 상원갑 호시절에
만고없는 무극대도 이세상에 날것이니
너는또한 연천해서 억조창생 많은백성
태평곡 격양가를 불구에 볼것이니
이세상 무극대도 전지무궁 아닐런가
<천지개벽경 2편 1장> 말씀하시기를, 나는 천지를 개벽하여 하늘과 땅을 다시 짓고, 무극대도(無極大道)를 열어 선천의 운을 닫
고, 조화선경(造化仙境)을 열어 고해에 빠진 억조중생을 건지리라.
<대순전경 5장 12절> 서양사람 이마두가 동양에 와서 천국(天國)을 건설하려고 여러 가지 계획을 내었으나 쉽게 모든 적폐(積弊)
를 고치고 이상(理想)을 실현하기 어려우므로 마침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다만 하늘과 땅의 경계(境界)를 틔워 예로부터 각기 지경
(地境)을 지켜 서로 넘나들지 못하던 신명들로 하여금 서로 거침없이 넘나들게 하고 그 죽은 뒤에 동양의 문명신(文明神)을 거느리고
서양으로 돌아가서 다시 천국을 건설하려 하였으니 이로부터 지하신(地下神)이 천상에 올라가 모든 기묘한 법을 받아내려 사람에게
알음 귀(耳)를 열어주어 세상의 모든 학술과 정묘한 기계를 발명케하여 천국의 모형(模型)을 본 떴으니 이것이 현대의 문명이라 그러
나 이 문명은 다만 물질과 사리(事理)에 정통(精通)하였을 뿐이요 도리어 인류의 교만과 잔포(殘暴)를 길러내어 천지를 흔들며 자연
을 정복하려는 기세로써 모든 죄악을 꺼림없이 범행하니 신도의 권위가 떨어지고 삼계가 혼란하여 천도(天道)와 인사(人事)가 도수
를 어기는 지라 이에 이마두는 모든 신성(神聖)과 불타(佛陀)와 보살(菩薩)들로 더불어 인류와 신명계의 큰 겁액(劫厄)을 구천(九天)
에 하소연하므로 내가 서천서역대법국천계탑(西天西域大法國天階塔)에 내려와서 삼계를 둘러보고 천하에 대순(大巡)하다가 이 동토
에 그쳐 모악산 금산사 미륵금상(彌勒金像)에 임(臨)하여 삼십년을 지내면서 최수운(崔水雲)에게 천명(天命)과 신교(神敎)를 내려 대
도(大道)를 세우게 하였더니 수운이 능히 유교의 테밖에 벗어나 진법을 들춰내어 신도(神道)와 인문(人文)의 푯대를 지으며 대도의
참빛을 열지 못하므로 드디어 갑자년에 천명과 신교를 걷우고 신미년에 스스로 세상에 내려왔노라
그래도 믿기지 않는 사람은 두 사람의 언행을 직접 살펴보면 된다. 이 카페에 천도교 경전과 태을교 경전을 힘닿는 대로 모
아 두었으니, 찾아서 읽기만 하면 될 것이다.
다른 글(천부경과 수심정기)에서 밝혔듯이 무극대도는 한겨레의 전통사상인 풍류의 부활인 동시에 발전적 완성이다.그리
고 그 핵심에 태을주가 있다.
불교경전의 하나인 능엄경에서는 열반에 이르는 으뜸가는 수행법으로 관세음보살의 이근원통법을 꼽는다.
耳根圓通은 <능엄경>에서 열거하는 25가지 수행법 중의 하나이다. 25가지 수행법 중에서 관음보살이 사용한 이근수행법을 가리킨
다. 이근수행법이 기타 수행법에 비해서 가장 圓通한 방법이라고 되어 있다. 圓通이란 말은 가장 빠르고, 전체적이고, 쉽다는 뜻을 내
포한다.
이근원통이란 어떤 수행법인가? 현재 이 수행법은 북방불교권에서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수행법이다. 이 수행법은 티
벳으로 흘러들어가서 밀교의 전통적 수행법 중의 하나로 정착된 것 같다. 반면에 중국이나 한국에서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秘傳으
로 전승되어 왔으며,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그 일부가 염불선이라는 형태로 변용되어 내려왔다.(중략)
이근원통의 방법을 다시 정리하면 일단 바깥의 소리 또는 내면의 소리에 집중한다. 소리의 종류는 바람소리나 물소리도 가능하고, 염
불,주문,독경소리도 가능하다. 이때 염불이나 주문, 독경이 지니는 문자적 의미는 문제가 안되고 오직 소리만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좀더 나아가면 인체내의 챠크라가 돌아갈 때 발생하는 북소리나 플룻소리 등을 들을 수 있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마지막
에 가서는 그 소리마저 떠나버린다. 이처럼 소리에 집중하는 이근원통의 수행법은 <능엄경>에서 제시하는 독특한 수행법이기 때문
에 ‘염불선’과도 다르고 기타의 선법과도 다르다. (블로그 용담거사의 가족사랑 이야기에서 발췌)
다른 종교에서는 찾기 힘든 이 수행법은 풍류에서는 오래 전부터 제시되어 있다. 삼일신고의 신훈이다.
<삼일신고 신훈>
神 在無上一位 有大德大慧大力(신 재무상일위 유대덕대혜대력)生天主無數世界 造신신物(생천주무수세계 조신신물)纖塵無漏 昭昭靈靈 不敢名量(섬진무루 소소영령 불감명량)聲氣願禱 絶親見 自性求子 降在爾腦(성기원도 절친견 자성구자 강재이뇌).한얼님은 위 없는 첫 자리에 계시사, 큰덕과 큰슬기와 큰힘을 가지시고 한울 이치를 내시며, 수 없는 누리를 차지하시고 만물을 창조
하시되, 티끌만한 것도 빠뜨리심이 없으며, 밝고도 신령하시어 감히 이름지어 헤아릴 길이 없느니라. 소리. 김으로 원하여 빌면, 친히
보임을 끊으시나니, 저마다의 본성에서 한얼 씨알을 찾아 보라. 너희 머릿골 속에 내려와 계시느니라.
여기서 성기원도 절친견(聲氣願禱 絶親見)을 흔히 "소리. 김으로 원하여 빌면, 친히 보임을 끊으시나니" 로 해석하는데, 내
가 보기에는 "반드시(絶) 스스로를(親) 드러낸다(見)"로 풀이하는 것이 어울린다고 본다. 소리 기운, 다시 말해 기운을 담은
소리로 간절히 기도하면 그 씨앗이 머릿 속에 이미 내려 있음을 몸소 보여주는 신(神), 그것이 깨달음이요 열반이 아니고 무
엇일까?
수운 선생이 "우리 도는 무위이화라. 그 마음을 지키고 그 기운을 바르게 하고 한울님 성품을 거느리고 한울님의 가르침을
받으면, 자연한 가운데 화해나는 것이요, 서양 사람은 말에 차례가 없고 글에 순서가 없으며 도무지 한울님을 위하는 단서가
없고 다만 제 몸만을 위하여 빌 따름이라. 몸에는 기화지신이 없고 학에는 한울님의 가르침이 없으니 형식은 있으나 자취가
없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주문이 없는지라, 도는 허무한데 가깝고 학은 한울님 위하는 것이 아니니, 어찌 다름이 없다고 하
겠는가.<논학문>" 라고 말한 데에는 이와같이 분명한 근거가 있다.
태을교에서는 기운 서린 소리로 기도하는 방법을 확실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것도 풍류와 동학을 종합하면 그 전모가 명
백히 드러나는 말들을 통해서이다.
3. 무상일위(無上一位)
대순전경에서 증산 선생은 태을주를 하늘 으뜸가는 임금이라 하였고, 삼일신고 신훈은 신이 위없는 첫째 자리에 있다고
가르친다. 이 두 자리는 같은 것일까? 아니면 다른 것일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너무도 많다. 그러나 풍류가 무극대도와 같은 맥락의 두 측면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아주 쉽게 답을 얻을 수 있다. 먼저 하늘 부터 살펴보자.
삼일신고 천훈은 하늘을 몇마디 말로 간단히 가르친다.
<삼일신고 천훈>
帝曰 元輔彭
蒼蒼 非天 玄玄 非天 天 無形質 無端倪 武上下四方 虛虛空空 無不在 無不容(제왈 원보 팽우 창창비천 현현비천 천무

형질 무단예 무상하사방 허허공공 무부재 무불용)
한배검께서 이르시기를 맏도비 팽우야 저 푸른 것이 하늘이 아니며, 저 까마득한 것도 하늘이 아니니라. 하늘은 허울도 바탕도 없고,
첫 끝도 맨 끝도 없으며, 위 아래 사방도 없고, 곁도 속도 다 비어서 어디나 있지 않은 데가 없으며, 무엇이나 싸지 않은 것이 없느니
라.
요즘 쓰는 말로 바꾸면 순수공간 또는 통일장 같은 것이 하늘이라는 뜻이 된다. 따라서 삼일신고 천훈의 하늘은 천부경의
첫글자인 천(天)의 속뜻인 '한'으로 이해된다.
하늘에는 위아래가 없다고 분명히 가르치고 있으니, 모든 곳이 우주의 중심이면서 끝인 '한'의 모습이 아니고는 설명될 수
없는 것이 천훈의 하늘인 셈이다.
그런데 신훈에서는 신이 위없는 으뜸자리에 계시다고 말한다. 이 으뜸자리는 어디인가?
에베레스트산 꼭대기에 신이 있는가? 낮하늘 꼭대기의 태양이 신의 자리인가? 밤하늘 에서 자리를 바꾸지 않음으로서 가
장 높은 자리를 지키는 북극성이 신의 자리인가?
무상일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산신, 태양신, 자미제군(북극성에 있다는 천제) 등 다양한 신격을 생산하고, 숭배하게 만들
어 왔다. 그러나 그 어떤 신격도 천부경과 삼일신고에서 가르치는 신의 위상에 어울리지 않는다.
우주는 - 인간이 인식하는 우주는 천부경의 가르침에 따르면 원이다. 원은 중심, 반지름, 원주로 구성된다. 원에서 가장
높은 자리는 중심이다. 원주상의 모든 점들 상호간에는 높낮이가 없다. 반지름 위의 점들은 원주에서 보느냐, 중심에서 보느
냐에 따라 높낮이가 달라진다. 그러나 반지름에서 볼 때 가장 높으면서 하나 뿐인 자리는 중심이다.
원을 반지름에 따라 잘라서 말아 붙여서 얻어지는 원뿔은 무상일위를 명쾌하게 보여준다. 풍류에서 진리의 상징인 산, 뿔,
피라밋, 나무, 탑 등의 모든 상징물이 표상하려고 했던 신의 거소는 다름 아닌 원의 중심이다.
그리고 그 원의 중심은 사람에게 있어서는 마음이다. 천부경 해설에서 설명된 본심본태양이 위없는 으뜸 자리에 계신 신이
며 그 신은 우리들의 생각 속에서, 보다 정확히 말하면 생각이 끊어진 초월의식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다.
4. 시천주(侍天主)와 강재이뇌
소리에 엉긴 기운으로 간절히 기도하면 신은 너의 머릿골 속에 내려 계신다는 삼일신고의 가르침은 곧바로 동학의 시천주 사상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그 중간에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마음이다.
신이 계신 우주의 중심은 모든 존재들 각각의 중심이며, 사람에게 있어서는 마음이다. 하느님이 외부에서 마음으로 들어오는 존재
가 아니라 "내려계신(降在)" 존재라는 삼일신고의 가르침과, "네 몸에 모셨거늘 사근취원 하단말가"라는 동학의 시천주 사상은 완벽한
일치를 보여준다.
사람이 하느님을 모시고 있는 존재임을 확인하고 평생 잊지 않으려는 것이 시천주 사상이고, 너희 마음 속에 내려계신 하느님을 기
운찬 소리로 찾으라는 것이 삼일신고의 가르침이다.
풍류가 전 세계문화의 뿌리인만큼 이와같은 가르침은 여러 종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마음이 곧 부처라고 가르치는 불
교의 입장은 무극대도 이전에는 풍류의 가르침과 가장 가까운 것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마음 속의 하느님을 드러낸 궁극의 경지를 보여주는 사람이 증산 선생이라고 보여진다.
수운 선생은 마음 속에서 울리는 하느님의 음성을 들었으니, "내가 바로 상제니라" 하는 강화의 가르침이다. 그러면서도 수운 선생
스스로는 하느님을 모신 최수운으로 남았다.
그러나 증산 선생은 스스로가 하느님이라고 밝히므로서 강재이뇌와 시천주의 극치를 보여 주었다. 인간으로서 하느님이 된 최초의
사람, 어쩌면 증산 선생은 인존 제 일호인지도 모른다.
그런 증산 선생이 천도교로는 세상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직접 세상에 내려왔다고 하였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 이유가 성기원
도에 있다고 생각된다. 정확히 말하면 하느님을 모시기 위해 기도하는 수단인 기운찬 소리인 주문에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다.
5. 시천주(侍天呪)와 태을주
시천주는 수운 선생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주문으로서 "시천주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侍天主造化定 永世不忘萬事知)"의 열 석자
로 된 주문이다.
시천주에 대한 수운 선생의 평가는 "열 석자 지극하면 만권시서 무엇하며....." 라는 글을 통해 모든 공부를 능가하는 으뜸가는 공부
재료라는 자부심이 느껴진다.
그런데 증산 선생은 시천주에 대해 조금 다른 평가를 내린다.
〔동곡비서 72〕그후에 박공우(朴公又)에게 [마음으로 육임(六任)을 정하라] 하시거늘 공우가 마음으로 육임을 생각하여 정할 새,
한사람을 생각하니 선생이 문득 가라사대 [불가하다] 하시거늘 다시 다른 사람으로 바꾸어 정하였더니, 이날 저녁에 공우가 마음으
로 정한 여섯 사람을 부르사 밤이 깊은 후에 등불을 끄고 방 가운데서 돌아다니면서 [시천주]를 읽게 하시니 문득 한사람이 거꾸러지
거늘, 여러 사람이 놀래어 주송을 그치니 선생이 가라사대 [놀래지 말고 여전히 읽어라] 하시기로 계속하여, 한 식경이 지난 후에 주
송을 그치고 불을 밝혀보니 손병욱이 거꾸러져 죽었는지라. 선생이 가라사대 [이는 몸이 부정한 연고라] 하시고 물을 먹음어서 얼굴
에 품으시니 병욱이 정신을 겨우 돌리니, 가라사대 [나를 부르라] 하시니 병욱이 목안 소리로 겨우 선생을 부르니 기운이 곧 회복된
지라. 이에 일러 가라사대 [시천주에 큰 기운이 박혀 있도다] 하시고 또 일러 가라사대 이 뒤에 괴질병(怪疾病)이 온 세계를 덮을지
니, 이와같이 인명이 죽을 때에 나를 부르면 곧 살리라].
<대순전경 7장 8절> 하루는 종도들에게 물어 가라사대 최수운의 시천주는 포교 오십년 공부가 들어 있고 김경흔(충청도 비인 사
람)은 오십년 공부로 태을주를 얻었나니 같은 오십년 공부에 어느 주문을 취함이 옳으냐 광찬이 대하여 가로대 선생의 처분대로 하사
이다 가라사대 시천주는 이미 행세 되었으니 태을주를 쓰라 하시고 읽어주시니 이러하니라
여기에 앞에서 소개한 " 하루는 종도들에게 일러 가라사대 "오는 잠 적게 자고 태을주(太乙呪)를 많이 읽으라. (태을 천상원군은) 하
늘 으뜸가는 임금이니, 오만 년 동안 동리동리 각 학교에서 외우리라." (대순전경 6판 p358) 는 가르침까지 합치면 증산 선생은 태을
주를 시천주보다 높이 평가한 것이 된다.
그렇다면 증산 선생은 태을주를 왜 이렇게 높이 평가한 것일까?
시천주는 수운 선생이 일심으로 기도하여 얻어낸 주문으로서 큰 기운이 박힌 소리이지만, 한계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그 한계란 시천주가 천인일체의 사상 또는 관념을 담은 주문이라는 것이다. 즉 수운 선생이 하느님과 하나된 상태에서 받은 하느님
의 말씀을 '그 합일상태에서 벗어나서' 만든 주문이 시천주이다. 즉 하느님을 모셨음을 확인하였다는 생각이 종교적 신념을 형성하
여 만들어진 주문이라는 뜻이다,
이에 비해 태을주는 천인일체 상태의 열락 상태에서 흘러나온 노래이다. 사람의 생각에 의해 걸러지지 않은 본심의 노래가 태을주
라는 말이다. 태을주를 얻었다는 김경흔 선생은 어쩌면 태을주를 얻었다는 사실 조차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랬기
에 김경흔 선생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선생이 본심의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증산 선생이 알려 주므로써 세상
에 드러났을 뿐이다.
본심본태양의 경지에서 천지와 합일한 마음의 노래가 태을주이고, 풍류에서는 그런 본심의 노래를 율려라고 불렀다. 그래서 증산
선생은 태을주 읽는 것으로신앙생활을 모두 채운 안내성 종도에게 율려도수를 붙였던 것이다.
주문은 무슨 주문이든 믿고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렇지만 주문은 소리 자체가 가진 기운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 증산 선생
이 각 주문에 대해 별도의 설명을 추가한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태을주는 본심에 이르러 시천주 상태에 도달하게 하는데 가장 효과있는 주문이다. 본심은 곧 일심이니, 태을주의 효과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풍류와 무극대도의 최종 귀착점은 태을주라고 보아도 좋다고 생각된다.
가져온 곳 : 블로그 >돌아서돌아보기|글쓴이 : 향일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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